하루 하루

좀 자유롭고 싶다.

리프그린 2012. 8. 15. 00:30

그다지 길지도 않은 방학을 마치고 출근해 일을 하려니 몇년은 묵혀둔 기계라도

돌리는 것 마냥, 만사 삐걱삐걱이다. 이제 시동이 좀 걸리려나 했는데, 내일 또

휴일이네... 이 휴일이 반갑기도 하고, 그냥 그렇기도 하다.

내일 큰 비가 오겠다는데 큰 따님은 친구들과 물놀이 간다고 마트에서 장을 봐

왔다. 열일곱 여자아이들에겐 지들끼리의 물놀이가 엄청 절실했나보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러나 나는 좀 자유롭고 싶다. 일하는 건 그렇다 쳐도, 퇴근후나 휴일엔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혼자 여기 저기 기웃대며 여행도 다니고 싶고,

끼니때 마다 밥차리는 일도 그만 하고 싶고, 정빈이 열일곱살 되면 그럴수 있을까?

정빈이가 열일곱살이면 난 쉰둘이네.

쉰둘... 무얼 할 수 있는 나이일까?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 나이일까?

그때도 나는 아이의 학업성적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그때도 나는 내 삶이 초라하다

여기며 우울해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지속가능한 희망도, 행복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