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나의 n번째 정체성 만들기

리프그린 2020. 3. 30. 21:2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긴~(내 기준으로)글을 썼는데 블로그 업데이트하면서 날려 먹었다.ㅜㅜ

내글 돌리도ㅜㅜ

 

"50살,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요즘 새로 공부를 시작했다. 친구따라 강남가기가 주 특기인 내가

다시 동기들을 따라 고시 공부에 발을 디뎠다.

일단, 공부는 재미 있다. 신기하게 학부때 배웠던 내용들이 기억나더라.

하지만 고시 공부라는게 재미로만 해서는 안된다는걸 알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들을땐 알겠고 이해하겠는데, 확인학습 문제의 빈칸 넣기만 하려면 빈칸 만큼 하얗게 비워진

내 머릿속을 확인하게된다.

 

'오늘 점심에 뭘 먹었더라..? 오늘 약을 먹었던가?'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내 휴대폰 어딨지?'

까먹기를 아주 숨쉬듯하는 내가 그 방대한 양의 내용을 암기해야하니 자주 자괴감이 든다.

하얗고 새까맣게 비워진 머리를 쥐어뜯으며 책을 뒤적이지만, 공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발걸음은 이상하게 가볍다.

 

서른을 지나 마흔이 다 채워질때까지 내 삶은 터널속에 있었다.

그 긴 터널에 있는 동안 수많은 눈물과 한숨, 상처들이 나를 지나쳐 갔다.

그것들로 인해 많이 지쳐 있었다.

사는게 너무 무의미해서 그냥 놓아버릴까 자주 생각했었다.

결국 이 터널의 끝은 크고 단단한 벽일것이라는 두려움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우울하고 슬펐다. 자주 몸이 아팠다. 자꾸 술을 먹었다.

그런데, 공부를 시작하면서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냥 그 자체가 내게 숨구멍이 되었다.

내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구나. 그래서 조금씩 가슴이 벅차기도 하구나...

공부 시작하길 잘했다. 떨어져도 상관 없다.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니까.

 

요즘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신종 전염병으로 전세계가 패닉 상태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럭저럭 잘 실천하기도 하고

마스크 쓰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없이 오히려 마스크 쓰지 않으면 민폐로 여기니

확산추세가 좀 사그라 들기는 했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듯하다.

학생들은 겨울방학을 포함해서 석달가까이 등교하지 못하고

4/6일로 예정된 개학도 지금으로선 미지수이다.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마비된 상태이다.  

일회용 마스크를 사기위해 신분증을 들고 약국앞에서 줄을 서게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유럽이나 북미는 화장지사재기 때문에 화장지가 귀하다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웃지 못할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사망자가 만명에 육박하면서 외출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니

매우 심각한 일이다.

뉴스는 시시각각 속보로 세계의 전염병 상황을 생중계하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공포로

서로를 경계한다. 빨리 이 상황이 정리되고 질병에 대한 치료약이 개발되면 좋겠다.

 

시절이 어수선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조심하고 일상을 살아낸다면

이 시련도 잘 극복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