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리프그린 2011. 8. 12. 23:00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 최 승 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고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 일뿐,

 

이제 이룰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은 것은 너를 위해 죽는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꺽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 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꺽어

 

네 꽃병에 꽂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