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리더니 구름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깊어진것 같다.
오전에 큰 애와 용돈문제로 눈물 콧물 쏟으며 다퉜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아이가 원하는 액수만큼 손에 쥐어보내고 나니,
마음이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 앉았었드랬다.
사는게 참 그지같고 한심했었다.
답답한 마음에 동생을 불러내서 동생이 저번에 보고 왔다던, 잘 맞춘다던,
그 할아버지 점집에 갔었드랬다. <---- 한심함의 극을 달리고 있다.
우리 부부 팔자엔 아들이 없으니 아들 낳을 생각 말라신다.<---- 우리 부부는 아들을 선호하지 않아 별 상관이 없다.
그리고 다시 아이낳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많다.ㅜㅜ
그 할아버지 말씀이 딸을 참 잘 뒀단다.<----- 이 말은 좀 아닌듯하다.
엄청시리 똑똑하단다. <---- 이 말은 맞다. 너무 똑똑해서 제 어미 머리꼭대기에 앉아 있다.ㅜㅜ
나중에 시집을 잘 갈거란다. 시집가서 속 썩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다.<---- 이건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이 말씀에 맘이 좀 누그러졌다.
적어도 평생 속썩인다는 말은 아니니까ㅜㅜ
둘째 녀석 사주를 보고도 아주 똑똑하고 영리하단다. 딸들을 참 잘뒀단다. 복채를 드리고 나오는데 따라나오시면서 연신 딸들을
참 잘뒀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부터는 완전 마음이 풀렸다. 이렇게 간사할 수가....
큰 애 키우면서 몇 년전 까지는 이 아이때문에 속썩을 일이 없을줄 알았다.
공부도 무척 잘하고, 내 말엔 거의 순종하는 편이었다.
근데 이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나를 많이 힘들게 한다.
자연스럽게 잔소리가 늘고 큰 소리로 나무라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면 그럴수록 딸애와 나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그러는 몇 년 간 나는 자기검열에 들어갔고, 아이를 너무 내 방식대로만 내 기준에만 맞추려 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해서, 되도록 아이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했지만
아이는 자주 내 인내심을 한계에 다다르게 만든다.
성적이나 공부에 관한 것은 많이 놓았지만, 인성부분 특히 용돈을 너무 헤프게 쓴다든지,아빠와 엄마 지갑에서 몰래 돈을 꺼내가거나,
어른에게 버릇없이 말한다든지, 귀가가 늦는다든지, 자주 친구집에서 자고 오겠다든지 등등의 문제가 대두되면
어쩔수 없이 아이와 다투게 된다.
나도 저 시절이 있었다.
집보다 친구집이 더 좋았고, 세상돈이 다 내것이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었다.
그런걸 생각하면 마음으로는 아이를 이해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머리로는 그게 참 안된다.
부모되기가 이리도 어려운줄 알았다면 그냥 혼자 살걸그랬다.
참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