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외출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나는 어느 공연의 티켓 2장을 예매 했다.
누구와 같이 갈지 정하지 않았지만, 공연을 할 때 즈음에 같이 갈 사람 하나 없겠어? 하는 마음으로...
문제는 이곳에서 서울까지 그리고 공연장소까지 하룻동안 왕복 이동을 감수 할 만한 사람이 있느냐가 문제였는데,
나는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공연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데.. 동행을 섭외한 두 사람에게 차례로 퇴짜를 맞고 나니,
조금은... 아니, 많이 서글프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나 라면... 그런 동행을 요청받았을때 기꺼이 응해 줄 텐데..
내 인간관계의 질이 겨우 요거밖에 안되는 것인가? 하는 조금은 과장된 자괴감도 들었던건 사실이다.
그냥 표 하나는 환불하고 혼자 가야겠다....고 90%쯤 마음 먹고, 퇴짜 맞을 셈 치고 티켓을 예매하면서 부터 섭외 순위에 넣어두었던
마지막 지인에게 동행을 청했더니, 의외로 흔쾌히 가겠다는 대답. 첨 부터 그녀에게 전화할걸...
두둥!!! 드디어 D-day가 되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 엘지 아트센터.
일찍 도착해 미리감치 줄을 서서 객석 맨 앞자리를 쟁취해서 본 그 공연은 다름아닌. 억척가
나와 이자람의 거리는 가깝게는 2m에서 멀게는 5~6m쯤?
아~~~ 너무 행복한 두시간 반이었다.
김순종으로 태어나 김안나로 종내에는 억척네로
삼단 콤보로 변신해 가는 그녀의 생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내가 되고 내가 그녀가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된다.
가녀리고 조그마한 서른 남짓의 여인이
빈틈없이 꽉 찬 객석의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웃겼다 울렸다....
어깨가 절로 들썩이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린다.
억척네의 통곡이 절정에 달할 무렵에는 객석의 훌쩍임도 커졌다.
내 생이 이런 날이 또 올까?
또 올 수 있을까?
텅빈 무대를 바라보며 객석을 빠져나올 땐
괜히 마음이 쓸쓸해졌다.
다시 올 수 있을꺼야. 그럴꺼야... 암 그렇고 말고..
이젠 컷팅된 티켓과 3천원 주고 구입한 프로그램 리플렛만 남았다.
아니, 뜨거운 감동과 여운도 함께...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공연을 예매하며 했던 생각.
올해부턴 일년에 한 번만이라도 나를 위한 일을 꼭 한 가지씩만 하자
순전히 나만을 위한 선물을 한가지씩만 준비해서 내게 선물하자.
그래서 준비한 선물... 이만하면 괜찮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