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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김 용 택


매미가 운다.

움직이면 덥다.

새벽이면 닭도 운다.

하루가 긴 날이 있고

짧은 날이 있다.

사는 것이 잠깐이다.

사는 일들이 헛짓이다 생각하면,

사는 일들이 하나하나 손꼽아 재미있다.

상처받지 않은 슬픈 영혼도 있다 하니,

생이 한번 뿐인게 얼마나 다행인가.

숲 속에 웬일이나, 개망초꽃이다.

때로 너를 생각하는 일이

하루 종일이다.

내 곁에 앉은

주름진 네 손을 잡고

한 세월 눈감았으면 하는 생각,

너 아니면 내 삶이 무엇으로 괴롭고

또 무슨 낙이 있을까.

매미가 우는 여름날

새벽이다.

삶에 여한을 두지 않기로 한,

맑은

새벽에도 움직이면 덥다.



이 시를 읽고

삶에 여한을 두지 않기로 결심 해본다.

사는 것 잠깐이고 다 헛짓이다 생각하기로 해 본다.

내 병은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한다는 것이다.

이노무 병을 잘 알면서도 늘 까먹는다

까먹고 기대하고 의미를 짓는다. 젠장...


아! 시가 없다면 얼마나 슬프고 삶이 공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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