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소식
삶이란,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는
事故
그러니, 저지르지 않으면
당하게 되어 있지
그러니, 저지르든가
당하든가
서울에 도착하여 고속터미널을 빠져나올 때
택시 주차장으로 가면
국민학교 교사처럼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신사가 핸드 마이크로,
종말이 가까웠으니 우리 주 예수를 믿고 구원받으라고
외쳐대지 않던가
사람들은 거지를 피해가듯
구원을 피해가고
그는 아마도 안수받고 암을 나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혼자서 절박해져가지고
저렇게 나와서 왈왈대면
저렇게,
거지가 되지
황지우/ 게 눈속의 연꽃 /문학과 지성사
# 저지르지 않으면 당하게 되지.. 저지르든가 당하든가... 이 대목이
자꾸만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저지르지 못해 당하고만
살았던가? 저지르기만하고 살았던가? 판단할 수가 없다.
태풍예보는 없었는데, 바람이 태풍급이다.
정빈이랑 나만 심심한 집에 바람만 앞베란다로 들어와 뒷베란다로
나가며 숨바꼭질 놀이 중이다. 사는 일게 크게 의미부여 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또 다짐한다.
우리집에선 나 혼자만 절박해져서 왈왈댄다. 거지가 되지는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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