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알라딘>
요즘 아껴가며 읽고 있는 책이다.
60대의 소설가가 350평의 정원을 가꾸는 일을
계절별로 기록한 에세이인데, 한 줄 한 줄 읽는 맛이 정말 좋다.
작가는 정원을 가꾸며, 또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바라보며 인생을 이야기 한다.
1월에서 12월까지 월 별로 소제목을 달아 두었는데
소제목 하나하나도 그 자체로 멋진 아포리즘같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3월. 한 마리 새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별별 일을 다 겪는다.
4월. 성장하고 싶다면 가지를 쳐내라.
6월. 존재하는 것들의 유일한 명제는 오로지 살아남는 것이다.
8월. 당신을 타락시키는 유혹은 언제나 당신으로부터 시작된다.
11월. 현실과의 투쟁을 피할 수 있은 생명체는 없다.
수첩 한 쪽에 적어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은 문장들이다.
소 제목이 이러한데, 내용은 말해 무엇하랴..
끝없는 변화가 당연한 이 세계에서 꽃의 계절만 돌아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쾌락과 고통이 나뉘기 어려운 이 생애를 뚫고 나가야 하는 존재이므로,
결코 한때의 더 나은 상태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늘 현재밖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을 파악하고, 그때그때 자신을 다스리자고,
또 그리하며 살아가도록 된 숙명이라고 끝을 맺는다.
오늘 아침에 읽은 <7월. 꽃을 돌아보지 마라> 속의 한 구절이다.
"결코 한때의 더 나은 상태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 가슴 깊숙히 밀려온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밑줄을 긋지 못하지만, 만약 내 책이었다면
이 책의 대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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