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온통 잿빛이다.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빗소리를 배경으로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을 듣는다.
이 곡을 고등학교 2학년때 썼다니, 천재는 정말 떡잎부터
다르다는게 맞는 말인가 보다.
비가 많이 오면, 늘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스무살 무렵 서로 좋아 지냈던 사람.
그날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그 비로 부산시내에 물난리가 났으니까.
우산을 썼어도, 굵은 빗줄기가 자꾸 어깨위로 파고 들었다.
시내 버스를 타고 차가 막히지 않으면 40분 정도 거리를
우산 하나로 걸어 걸어 집으로 돌아 왔다.
그때 우린 무슨 말들을 나누었던가...
슬쩍 슬쩍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 사람
다리가 아픈줄도 모르고, 비에 젖은 한 쪽 어깨가 시린줄 도 모르고
그렇게 걷고 걸었던 시간.
그립다. 그 밤 나를 지켜주었던 그 사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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