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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에 대하여 유연함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신체에 무리가 되지 않는 혹은 자신의 신체를 부러뜨리거나 망가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휘어지거나 비틀어지거나 구부러질 수 있어야한다. 생각이나 사유의 유연함 또한 이것과 다르지 않다. 중심없이 이리저리 부러지는 것을 유연함이라.. 더보기
2019.10.9일의 메모 사는 일이 하도 같잖고 하찮아져서 먼지만도 못한 인생이구나 싶은 날 대천 해수욕장 철썩거리는 파도 앞에서 그래도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못나게 중얼거리던 날 불판위의 조개가 지글지글 입을 벌려 제 살을 내어주고 기승전 십구 금으로 끝나는 중년의 대화가 공기중으로 사라지던.. 더보기
나를 분명히 하기. 최진석 선생님 인터뷰 [ ‘탁월한 사유의 시선’ 발간 인터뷰 중- ] 비교가 정당화되는 것은 자기 자신과 비교하는 것 뿐입니다. 남과 비교하는 틀에 습관적으로 빠져있으면 불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SNS를 통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에 습관이 되면 불행한 삶속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더보기
가을 장마 밤 사이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오늘 새벽 5시가 다되어가는 시간까지도 불면으로 잠을 뒤척였더니, 정신이 희미하고 몽롱하다. 뉴스에서 날씨를 검색하니 아나운서가 '가을 장마'라고 한다. 가을장마라는 네 글자가 아릿하게 들린다. 요즘 내 몸과 마음이 축축하게 젖에 묵직한것이 꼭, .. 더보기
멋지게 실패하기 오늘 읽은 김연수의 시절일기에서 인용된 윌리엄 포크너의 말 "우리 모두는 우리가 꿈꾸는 완벽함에 필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가능한 것을 얼마나 멋지게 실패하는가를 기초로 우리들을 평가합니다... " 참 멋진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을 꿈꾸지만 이루긴 힘들다. 그렇다.. 더보기
친구 지난주 금요일 서울에 올라가 Y를 만났다. 내 기억으론 중학교 졸업하고 처음인것 같다. 한... 삼십여년만에 만난것 같다. 그 시절, 보수적인 시골 사회에서 우린 소위 공개 사귐을 했다. 연애가 아니고 사귐이라고 한건, 정말 말 그대로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확인했을뿐 따로 만나 시간.. 더보기
2019.8월의 책 김연수 [ 시절일기 ] 루시아 벌린 [ 청소부 메뉴얼 ] 내가 김연수 작가를 선호하는지 몰랐는데 전에 민주가 내 책장의 책들을 주욱 살펴보더니 김연수 작가 책이 많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알았다. 내가 이 작가를 선호하는구나! 나의 선호도에 부응하여 이번에도 김연수의 신작 에세.. 더보기
삼복 더위에 이사 민주를 이사시켰다. 난 기숙사에 들어가길 바랬지만, 여럿이 같이 사는 것이 이 아이와 맞지도 않고 병원에서도 올드들 눈치 보고, 기숙사에서까지 올드 눈치보는게 싫다고 하기도 했고, 같이 살다보면 이런 저런 말들이 병원으로 돌까봐 그게 싫다해서 4개월의 고시원 생활을 마감하고 .. 더보기